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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국 시설관리로 돌아온 이유 – 호백병마, 사수골대 다 겪어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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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슴이데인거처럼
댓글 1건 조회 1,060회 작성일 25-05-2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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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에 생산직 뛰쳐나와 이 일 저 일 하다, 결국 시설관리로 정착했습니다.
이 길을 걷는 데 큰 뜻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딱히 할 게 없어서…"
"몸이 힘든 건 못 버티겠어서…"
그렇게 발을 들인 분들, 생각보다 많을 겁니다.

솔직히 처음엔 나도 그랬어요.
‘전기기능사 하나 따면 편하게 돈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자격증 따고, 용역 3교대 시설관리로 첫 출근했죠.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바닥에 한 번 발 들이면, 나가기도 힘들다는 걸요.

처음엔 솔직히 좋았습니다.
기계 돌아가는 거 대충 체크하고, 센터 돌면서 전등 갈고, 배선 정리하고...
생산직처럼 몸 쓰는 일은 적고, 에어컨 나오는 사무실에 앉아서 CCTV 보고 커피 마시는 시간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딴 일 하다가도 몸이 힘들면 자꾸 시설이 떠오릅니다.
마음은 탈출하고 싶은데, 몸은 이미 익숙해져 있어요.
그래서 돌아옵니다. 결국엔.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시설 = 편하다’는 말, 반만 맞습니다.
정신적으로 피곤한 건 여기도 똑같거든요.

특히, '호백병마'라고 들어보셨나요?

호: 호텔

백: 백화점

병: 병원

마: 마트

그리고 ‘사수골대’도 있습니다.

사: 사우나

수: 수영장

골: 골프장

대: 대학교

이런 데서 시설하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 많고, 요구도 많고, 근무시간 이상하게 꼬여 있고, 갑질하는 관리자도 종종 있고…
근무복 입고 ‘기사님’ 소리 들으면서 겉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실상은 온갖 잡무에 스트레스는 쌓여갑니다.

그럼에도, 왜 계속 시설일까?
몸이 기억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느긋하게 커피 한잔,
정리된 점검표에 따라 순찰 돌고,
기계 소리 이상 없으면 자리 복귀해서 정리.

이 루틴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다른 일은 버겁습니다.
사무직은 답답하고, 생산직은 몸이 부서질 듯 아프고, 영업직은 사람 대하는 게 너무 어렵고.
그나마 내가 버틸 수 있는 건 ‘시설’이구나, 그런 결론에 도달하죠.

40대 이상이 되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지금 이 자리가 끝인가?'
'여기서 더 나은 곳으로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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